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카터’는 기존 한국 액션 영화와는 차별화된 연출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활용해 영화 전체가 끊김 없이 하나의 긴 액션 시퀀스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과하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또한, 빠른 전개와 화려한 액션 속에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장르적 특성과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의 소비 방식 등을 고려했을 때, ‘카터’는 단순한 서사보다는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다양한 액션 영화를 즐겨온 구독자라면, 이 영화의 강점과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감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카터’가 가진 특징과 감상 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영화 ‘카터’ 촬영 기법과 시각적 몰입감
‘카터’의 가장 큰 특징은 원테이크 방식으로 촬영된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되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여러 개의 쇼트를 촬영한 뒤 이를 편집해 장면을 구성하지만, ‘카터’는 이러한 편집의 흔적을 최소화하고 마치 하나의 거대한 카메라 워크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관객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움직이며 사건을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실제로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숨 돌릴 틈 없이 액션이 펼쳐지며,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채 정체불명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원테이크 촬영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영화 내내 지속되면 오히려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카터’의 경우, 드론 촬영을 적극 활용하여 공간의 이동을 강조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소 부자연스러운 CG가 눈에 띄기도 한다. 원테이크 기법이 효과적으로 활용된 대표적인 영화로는 ‘1917’이 있는데, 이 영화는 전쟁 속에서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는 방식을 통해 감정적인 몰입까지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카터’는 감정보다는 액션과 속도감에 집중하다 보니 원테이크 방식이 영화적 깊이를 더하는 요소라기보다는 일종의 기술적 실험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기존의 한국 액션 영화들이 주로 전통적인 촬영 기법을 활용해 온 것과 비교했을 때, ‘카터’는 상당히 파격적인 도전을 한 작품이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특성상, 극장에서의 몰입감보다는 개별적인 시청 경험이 중요한 만큼, 원테이크 방식이 주는 생동감이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액션과 넷플릭스 스타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은 대체로 빠른 전개와 강렬한 액션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의 ‘익스트랙션’, 샤를리즈 테론이 출연한 ‘올드 가드’, 그리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등장한 ‘6 언더그라운드’ 등이 있다. 이들 영화는 공통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들로, 스토리의 복잡함보다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액션 장면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에 초점을 맞춘다. ‘카터’ 역시 이러한 흐름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으로, 끊임없는 추격전과 전투가 이어지며 시청자가 쉬어갈 틈을 거의 주지 않는다. 영화는 초반부터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된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들이닥치며 곧바로 액션이 시작된다. 이후 주인공은 서울 한복판에서 맨손 격투를 벌이고, 오토바이를 타고 추격전을 벌이며, 기차와 비행기를 넘나드는 전투에 돌입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영화 내내 끊이지 않으며, 각 시퀀스마다 새로운 형태의 액션이 추가된다. 1:1 격투, 총격전, 카체이싱, 공중 액션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액션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카터’는 원테이크 기법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기존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독창적인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비행기 내부 전투 장면은 기존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탈출하면서 공중에서 계속 싸우는 이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연상케 하지만, 더욱 과감한 연출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액션들이 현실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스타일을 강조한 만큼,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과장되거나 만화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이 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터’의 이러한 스타일은 전략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영화 특유의 감정적인 스토리텔링보다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액션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영화가 CG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원테이크 기법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장면에서 후반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몇몇 장면에서는 CG의 부자연스러움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의 액션 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에서도 폭력적인 장면이 강조된 작품들이 많지만, ‘카터’는 특히나 끊임없는 싸움과 거친 연출로 인해 피로감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주인공이 한 장면에서 상대를 제압한 후에도, 바로 다음 장면에서 또 다른 적과 싸우는 패턴이 반복된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캐릭터의 감정 변화나 긴장감을 조성하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카터’는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오직 액션에 집중한다. 따라서 스토리와 감정선에 대한 기대보다는, 전투 장면 그 자체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터’의 이러한 스타일은 넷플릭스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보통 극장에서처럼 집중해서 영화를 감상하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틀어놓고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카터’처럼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끊임없이 자극적인 장면을 제공하는 영화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적합하다. 극장에서 봤을 때는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출도, 집에서 가볍게 감상할 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카터’는 기존 넷플릭스 액션 영화들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한국 영화 특유의 실험적인 연출을 가미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액션을 중점적으로 감상하는 넷플릭스 구독자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원테이크 기법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비교하면서 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CG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논리적인 스토리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감상 전에 이러한 점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감상 전 고려할 점
‘카터’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한 편이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특정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설정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설정을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사건을 전개하는 데 집중한다. 이 때문에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캐릭터의 감정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서 주어진 정보들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관객이 인물들의 관계나 목표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주인공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왜 특정 인물들과 대립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전개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은 서사 중심의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액션 자체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단순한 구조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복잡한 이야기를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빠른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방식이 기존 극장 경험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터’는 플랫폼의 특성에 맞춘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카터’는 감상하는 관객의 기대치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이다. 논리적인 이야기와 감정적인 몰입을 기대하기보다는, 하나의 실험적인 액션 경험을 즐긴다는 마음가짐으로 본다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카터’는 넷플릭스 액션 영화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 원테이크 촬영 기법과 강렬한 액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스타일이 모든 관객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며, 빠른 전개 속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부담 없이 한 편의 액션 영화를 즐기려는 시청자라면, ‘카터’는 충분히 흥미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